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빅피처 - 더글라스 케네디

주황 2012. 11. 22. 21:03

 

 

 

[1부]

"이제 와서 가장 참기 힘든 게 뭔지 아나? 언젠가 죽는다는 걸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는 거야. 변화를 모색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거나 다른 생을 꿈꿀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오리란 걸 알면서도 나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일인 양 살아왔다는 거야. 이제는 더 이상 환상조차 품을 수 없게 됏어. 인생이라는 도로에서 완전히 비껴난 것이지."

잭은 그 안정된 삶이 바로 지옥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다.

-49p-

 

"아니, 내 말은, 자네 선택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뜻이야. 대가 없는 선택은 없어."

"천지사방을 둘러봐도 자극이 될 만한 일이 없어."

"그래서 어쩔 건데? 앞으로 삼십 년 동안 다른 삶만 꿈꾸며 살 거야?"

"나도 잘 모르겠어."

"내 말 잘 들어, 친구. 인생은 지금 이대로가 전부야. 자네가 현재의 처지를 싫어하면, 결국 모든 걸 잃게 돼. 내가 장담하는데 자네가 지금 가진 걸 모두 잃게 된다면 아마도 필사적으로 되찾고 싶을 거야. 세상일이란 게 늘 그러니까."

-119p-

 

[2부]

공간을 채우고, 시간을 채울 것을 계속 찾아가는 과정이 축적되면 인생이 되는 게 아닐까?

'물질적 안정'이라는 미명 하에 이루어지는 모든 일은 그저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라 생각하지만, 그 생각은 가짜일 뿐이고, 언젠가 새롭게 깨닫게 된다. 자기 자신의 등에 짊어진 건 그 물질적 안정의 누더기뿐이라는 걸.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소멸을 눈가림하기 위해 물질을 축적하는 것이다. 자기 자신이 축적해놓은 게 안정되고 영원하다고 믿도록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. 그래도 언젠가 결국 인생의 문은 닫힌다. 언젠가는 그 모든 걸 두고 홀연히 떠나야 한다.

-251p-

 

[3부]

사진을 찍는 사람이 피사체의 얼굴에 집중하고, 그 피사체가 프레임을 결정하게 내버려두면, 모든게 제대로 굴러간다는 걸 새삼 깨달았아.

-315p-

 

"당신은 실아갈 거야. 우리는 살아갈 거야. 다 잘 될 거야."

-483p-

 

 


 

변화를 모색하고 더 나은 삶을 꿈꾸더라도, 현재의 처지에 만족하면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더라도

결국 이 모든 것은 하나의 삶의 일부분일 뿐이다.

더 나은 선택도 더 못한 선택도 없다.

어쨌거나 저쨌거나 우리는 결국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.

그리고 다 잘 될것이다.